전남경찰청. ⓒ데이터베이스 |
지난 16일 밤, 나주경찰서 본관 앞에서 불법체류자였던 30대 태국인이 폭행 신고 현장에서 체포된 후 도주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는 순찰차에서 내려 호송 경찰관을 밀치고 경찰서 정문을 넘으며 도주했으며, 경찰은 10시간 후인 다음 날 아침에야 그를 다시 체포했다. 이 사건으로 경찰의 피의자 관리 부실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또한, 전남경찰청 소속 A경감은 10대 청소년을 무차별 살해한 박대성 사건과 관련된 보고서를 무단 유출한 혐의로 입건됐다. 이 보고서에는 민감한 피해자 정보가 포함되어 있어 공무상 비밀누설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
전남경찰 소속 경찰관들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올해 들어 경찰관 4명과 행정관 1명이 음주운전으로 적발됐으며, 일부는 사고까지 일으켰다. 이들 중 한 명은 만취 상태에서 광주에서 여수까지 출근하던 중 적발됐고, 또 다른 경찰관은 나주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일으켰다.
이외에도 주취 상태에서 시민과 다툼을 벌이거나 근무 기록을 조작해 초과근무수당을 부정 수령하는 등 경찰 내부의 기강 해이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전남경찰 소속 경찰관 중 16명이 징계를 받았으며, 지난해에는 승진 청탁을 위해 금품을 제공한 경찰관들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아 파면되기도 했다.
경찰관들의 잇따른 일탈은 시민들의 공권력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법 집행 기관으로서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내부 자정의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온정주의적 태도로 비위를 눈감아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전남경찰 관계자는 “최근 경찰 내부의 불미스러운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자정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법 집행 기관으로서 더욱 엄격한 기준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다른 경찰관은 "일탈 행위를 묵인하거나 온정적으로 처리해서는 안 된다"며 엄정한 대응을 촉구했다.
전남경찰이 내부 혁신을 통해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