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완도군, 40억 규모 공모사업서 부적격 자재 사용 의혹

내장재를 구매해 외장에 시공...계약 업체 바꿔 유착 의혹 키워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
2024년 10월 17일(목) 15:16
내장용 패널을 외부에 시공해 준공한 완도군 옛 문화원. ⓒ 제일경제신문
[제일경제신문-박철홍 기자]전남 완도군이 국토교통부 공모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내장용 자재를 외장용으로 잘못 구매해 시공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완도군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40억 원(국비 24억 원, 군비 16억 원)을 투입해 완도읍 구 문화원을 어린이 플랫폼과 별빛공원 및 산책로로 조성하는 '별바다 치유문화 청소년 플랫폼 조성사업'을 진행 중이다.

해당 사업의 건축 공사는 지난 6월 26일 준공되었으나, 현재까지 잔여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논란이 된 부분은 지난해 10월 25일, 완도군이 건물 외벽에 부착할 내장용 벽체 마감 패널 569㎥를 5,792만 원에 조달 구매한 것이다.

해당 제품은 내장용으로 등록된 자재였기 때문에 외장용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법적 문제를 일으킬 소지가 있다.

외장용 자재는 악천후와 태양열에 강한 내구성을 요구하지만, 내장용 자재는 방음과 단열성 등을 우선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사용 용도가 다르다.

더 큰 문제는 완도군이 당초 내장용 자재를 생산하는 B업체와 약 5500만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가, 이후 어떤 이유에서 인지 계약을 취소하고 A업체와 재계약해 특정인이 개입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 사안을 잘 알고 있는 한 제보자는 "최초에 선정된 B업체가 내장용 자재를 생산하는데, 외장용 자재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계약을 포기한 것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며, 유착 의혹에 무게를 더했다.

완도군 관계자는 "사업부서의 요구에 따라 업체를 변경했으며, 자재 규격이 맞지 않아 업체를 교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만약 자재에 문제가 있었다면 시공 과정에서 지적이 있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완도군의 부적격 자재 사용과 관련해 계약, 납품, 검수, 준공 과정에서 전혀 문제가 적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총체적 부실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선정 업체 교체와 관련된 의혹에 대한 철저한 감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편 완도군은 이번 공모사업에서 당초 사업 범위를 벗어난 사업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박철홍 기자 chelho744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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